Dec.

지난달엔 단 한 줄도 흔적을 남기지 못했다.
블로그를 다시 열고 그런 적이 없었는데...
충분히 그럴만한 일이 있었다.

나 결혼한다.
아직 결혼이 뭔지 잘 모르지만 어쨌든 그걸 한다.

가장 슬픈 일은 곰다방이 금연이 되었다는 것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를 빼어물어 불을 붙이고 한모금 길게 빨았다 내뱉는데,
문어총각이 "엇!"하고 소리지른다.
순간 손님들이 다 날 쳐다본다.
미안합니데이~
더 이상 곰다방에 가야할 이유가 없어진듯 하다.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저자는 강준만, 우석훈, 남경태, 조준현이다.
하지만 내년엔 소설가를 좋아할까 한다.
사회과학 서적만 읽다보니 정신세계가 점점 말라 비틀어진 코딱지 같아진다.

결혼을 앞두고 블로그에 뭔가 멋진 글을 남기고 싶었지만
잘 떠오르지가 않는다.

확실한 건 나의 인생 제2막이 열린다는 것이다.
기대하시라~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벌어질테니.

by pyrexia | 2009/12/01 22:43 | 오늘을 쓰다 | 트랙백 | 덧글(2)

찬바람이 분다

내가 이런 건 찬바람이 불어오기 때문만은 아니다. 
확실한 건 예상보다 빨리 찬바람이 불어오듯이, 우울함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 깊게 나를 도려낸다는 것이다. 충분히 예상하고 대비하려 했어도 미처 대비하지 못한 작은 틈새를 날카롭게 공략한다는 것이다. 또한 찬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에 이런 것이 틀림없음에도 늘 찬바람이 불어오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믿어버린다는 것이다.

by pyrexia | 2009/10/20 00:00 | 오늘을 쓰다 | 트랙백 | 덧글(0)

토요일 밤 혹은 일요일 새벽

토요일 밤이 간다.
일요일 새벽이 가고 있다.
다시 월요일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출근을 해야 한다.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하루하루 요일을 세며 어서 일주일이 가기를 재촉한다.
하지만 초침은 어김없이 1초에 한 번씩만 움직인다.
월요일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으면 바라던 월요일이 돌아왔다는 절망감에,
화요일은 이제 하루를 보냈을 뿐이라는 좌절감에,
수요일은 오늘이 목요일이었으면 했는데 아직 수요일이라는 허탈감에,
목요일은 이번주 정말 길고 시간 안간다는 피로감에,
금요일은 이제 주말이구나 하지만 아직은 퇴근시간 전이라는 실망감에,
하루를 보낸다.

하루하루 쓴 돈을 계산하며
이번달 월급에서는 얼마를 남겨 빚을 갚을 수 있을까 예측하며
하루하루 출근과 퇴근을 찍고는
막상 월급날이 돌아오면 초라한 나의 월급봉투를 찢어버리고 싶어진다.

그래도 다행이다.
하루를 더 자고 일어나도 아직 일요일 아니겠는가!

by pyrexia | 2009/10/18 03:15 | 오늘을 쓰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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