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리 ①

버려야 하는데, 버려야 하는데 하면서도 기어이 낡은 책들을 새집으로 들고 갔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세 박스나 버렸다.
아직 책을 반 정도만 들고 간 것이니, 아직도 버려야할 책은 많다.

책 정리를 하며 재밌는 것들이 있어 사진을 좀 찍었다.

이명선의 조선문학사. 발견한 순간 너무 반가웠다.

김현의 한국문학의 위상. 문학 공부를 시작할 때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보통 김현 전집을 통해 만날 수 있지만, 내가 단행본으로 갖고 있었는지는 나 자신도 몰랐다.
문학을 하는 사람 치고 김현을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요즘 평론가들은 왜 그토록 존경스러운 김현 선생님의 뛰어난 선례가 있는데 그를 배우려하지 않고, 왜 맨날 시덥잖은 들뢰즈 얘기만 하고 있는걸까? 그들이 유목민이라서 그럴까?

"한때 난 당구의 고수가 되고 싶었다"고 말하면 믿을까? 그 바로 아래책은 가려있긴 하지만 유창혁의 비상이라는 바둑교본이다. 바둑의 고수도 되고 싶었었나 보다. 흐

사진을 세로로 돌렸어야 했는데, 깜박하고 올렸는데, 수정하기는 좀 귀찮다. 락음악에 심취했을 때, 창간호부터 빠짐 없이 모았던 월간 핫뮤직. 앗, 저기 가운데 로드쇼는 뭐람? 버렸어야 했는데, 크기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저 사이에 한 자리 차지했군. 핫뮤직의 '컬렉터스 아이템'이라는 코너는 지금 봐도 뛰어나다. 언젠가 거기 소개된 앨범을 모두 사는 꿈을 꿔본다.

닥터지바고 1958년도판. 단기로 연도를 표기한 것과 값 2000환이 압권이다. 하지만 너무 너덜너덜해 과감히 버렸다.

닥터지바고의 내지.

아버지의 친필 사인인지, 누군가 선물하며 사인한 것인지 확신이 안서는 어떤 책의 표지. 저 수준의 한자도 못읽다니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지만 저 한자를 찾아볼 정성도 없는게 사실 더 한심한 거다. 사진만 찍어두고 책은 버렸다.

한때 최고 인기있었던 성룡의 책갈피.


한때 난 시인이 되고 싶어했었다.
얇고 작은 책이기 때문에 책꽂이 뒤어서, 커다란 책뭉치 속에서, 시집은 꾸역꾸역 쏟아져 나왔다.
아직도 어느 구석에서 웅크리고 있는 시집이 있을 듯.

아직 정리하지 않은 책이 산더미이다. 언제 완전히 끝낼 수 있을까.

2편에 계속...

by pyrexia | 2008/02/02 22:38 | 오늘을 쓰다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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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버티고 at 2008/02/03 09:09
버리지 마라...제발
Commented by pyrexia at 2008/02/03 14:42
왜?
Commented by 미로인 at 2008/02/04 14:54
음.. 닥터지바고 다시 찾아서 나 줘라
Commented by pyrexia at 2008/02/04 15:17
벌써 버렸음
Commented by 박동진 at 2009/07/02 19:26
성룡책갈피 팔면 안되요
Commented by pyrexia at 2009/07/02 21:11
이미 버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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